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말도 안되길 바라는 소니 a7s3

a7s2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언제나 논란의 중심이 되는 소니의 a7s3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하기 싫었다. 근데 그냥 한다. 지금은 새벽이니까.

  소니 알파 루머스(sonyalpharumors.com)에 a7s3 관련 글이 업데이트 되었다. 지금까지 정보를 합해보았을 때, a7s3는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을 것" 이라는 것이 전제되어있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비교 대상인 Panasonic 사의 'S1H' 풀프레임 미러리스 바디 그 이상의 스펙을 모두가 바라게 되었다. 이것은 곧 '냉각장치'와 '4K 120p'를 탑재할 것 이라는 루머로 이어졌다. 그 후 a7s3에 대한 루머가 사그러들때즈음, 소니는 FX9을 발표했다. 한쪽에서는 다시 a7s3를 외쳤으나, 사실 모두들 지쳤다.

  이번에 올라온 루머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신뢰도가 높지는 않다). 4K 120p, 36MP, 글로벌셔터 5.9K 촬영 지원. 혹 누군가는 수정된 FX9의 센서 탑재, 4K 60p, 10bit, S-Cinetone, 듀얼 iso, 터치스크린이다. 사실 이제는 입아프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이와 같은 스펙이 높은건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귀에 못이 박힐 것 같다.

  이제 필자의 의견을 열어보겠다. 어쩌면 작년즈음이었을까? a7s3에 대한 소식이 처음 들려왔을 때 말이다. 처음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의 말도 안되는 기대가 커지기 전까진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선 온갖 a7s3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시작하고, 필자가 처음 내놓은 의견은 하나였다. "a7s3 안나온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왜인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올라온다. 이유는 소니가 요즘 이상해보여서이다. 잡담은 미루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a7 라인업의 s 바디는 무엇일까? 아니, 우선 a7 라인업이 무엇일지 살펴보자. 제 아무리 영상 기능이 들어갔고, 경계가 약해졌다지만 결국에 미러리스는 스틸카메라다. 근본적으로 사진기라는 뜻이다. 영상 기능을 바라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나, 일단 사진기라는 전제 하에 들어가는것이 옳다고 생각한다(파나소닉은 대놓고 영상기기라며 출시한 바디가 상당하다). 또한, a7s 라인은 감도에 대한 스펙을 극대화시킨 바디이다. 모두 알다시피 a7r은 화소가 주력인 바디이다. 따라서 R 시리즈의 경우에는 그 뜻을 잘 지켜와 61mp에까지 이르렀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을때, 정상적이라면 소니는 현재 a7s2 기준으로 확장감도 409600 이상의 감도를 가진, 또한 노이즈 억제력을 가진 a7s3를 내놓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터무니없는 영상 기능을 요구한다. 왜 그런 것일까?

  우선 소니가 a7s 라인을 내세울때 항상 하는말이 '최고의 영상 품질'이다. 따라서 a7s3가 영상 카메라로 출시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 허무맹랑한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았을때, a7s 라인을 영상 특화로 만든 것이 아니라 a7s 라인의 특징이 영상 촬영에 적합하다 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든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다. 먼저 핵심인 센서를 살펴보자. a7라인업은 모두 동일한 풀프레임 규격을 가지고 있다. 그랬을때, 센서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도 있겠지만 가장 큰 특징을 말하라면 '화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화소 바디인 a7r 라인은 왜 사진 바디로써 적합하다고 말하고 a7s 라인은 영상 바디로써 적합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또한 베이스가 되는 a7은 사진과 영상 겸용으로 알려지게 되는 것일까? 기록되는 결과물을 떠올려보자. 사실상 이 모든 카메라는 사진을 위한 바디들이다. 따라서 사진을 찍을때에는 센서의 모든 면적과 화소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사진을 찍을때 센서를 덜쓰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보자. 영상의 경우에는 어떨까. 현재 4K가 많이 보편화 되긴 했지만 여전히 FHD 해상도가 주로 자리잡고 있다. FHD 해상도는 약200만 화소에 그치고 UHD(4K)의 경우에는 약800만 화소에 그친다. a7r4 / a7m3 / a7s2 를 비교했을때, 각각 6천 1백만 화소 / 2천 4백만 화소 / 1천 2백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a7r4를 사용해 4K 영상을 촤라영한다면 5천만 화소 이상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a7m3가 6K를 4K로 압축하는 '풀픽셀 리드아웃'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고 말할 것이다. 맞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센서를 모두 사용한다고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초에 진짜로 6K를 녹화해서 4K로 변환하는 것과 풀픽셀 리드아웃으로 끌어오는 것이 다르다는것은 당연하게도 알것이다. 만약 차이가 없다면 6K를 녹화할 일도, a7m3에서 6k 녹화가 안될 일도 없다. 또한 앞에서 말했다시피 위 시리즈들이 아직까지도 사진 / 영상+사진 / 영상 전용 바디라고 불리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일까?

  했던 말 또 하는 것 맞다. 정답은 화소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려고 한다. 핵심은 화소의 크기이다. 동일한 면적 상에 많은 화소가 들어가게 되면 화소의 밀도는 높아지게 된다. 곧 화소의 면적이 작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수광량의 차이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포지션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 6K를 압축한 a7m3의 경우에 실제로 a7s2와 비교해보면 디테일적인 차이가 생긴다. 분명 a7m3의 선명도가 더 높다. 그럼 당연히 a7m3가 좋은것이 아닌가 싶을 수 있겠으나 선명도 뒤에는 그림자가 있다. 수광량이 아무래도 조금 더 떨어지는 a7m3에 비해 a7s2의 암부를 비교해보면 a7s2의 암부 디테일과 데이터가 다르고 a7s2가 더 밝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설적으로 그렇기때문에 암부가 어둡고 명부가 밝게 표현되는 a7m3가 화질이 더 좋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후반작업을 고려했을때 a7s2의 데이터가 더 많고 조정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것은 부정할 수 만은 없다. 무작정 raw로 촬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영상의 특성상, 후반작업을 고려했을때에는 a7s2가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느낀다. 따라서 어떻게 보더라도 영상을 촬영할 때 적합한 바디는, 촬영되는 영상의 해상도와 센서의 화소 수의 차이가 적은 바디 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영상 촬영 기기들도 무작정 고화소를 추구하지 않고 촬영될 해상도 만큼의 화소를 사용했던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2천 4백만 화소의 a7m3가 사진+영상 바디 라는 것은, VDSLR 시대가 지나며 영상을 촬영하기에 손실이 적은 화소와 사진으로써의 요구 화소의 중첩지점이 2천 4백만 화소 안팎으로 굳어진 것의 이유가 크다고 본다. 실제로 대다수의 영상 기능을 지원하는 사진기의 경우 2천 4백만 화소 부근에 형성되어 있다. 물론 수광량에서도 이유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로써 a7의 각 시리즈가 가지는 특징이 어느정도 정리되었으리라 본다. 우리가 a7s3에서 기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a7r4가 발표될때에 들었던 생각은 하나다. "소니가 8K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후 FX9이 발표되었다. 왠지 모르게 파나소닉의 S1H를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항상 소니는 생각 이상의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이 기대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혁신이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a7s3의 초기 루머가 수면에 올라왔을때 든 생각이 다시 들었다. 소니가 a7s 시리즈에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였다. 고화소를 향해 뻗어가는 행보를 보인 소니가, 이미 따라올 상대가 없는 고감도 바디에 투자할 이유는 느껴지지 않았다.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으로 사실상 동급 최강의 바디인 a7s2 이후에, 또다른 초 고감도 바디를 내놓을 이유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a7s2는 사진카메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깨지기 시작했다. 중구난방 하더라도 나름의 체계를 가진 소니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카메라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a6100과 a6600의 발표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내놓은 거지 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오만과 자만이 느껴지면서 문득 라인업 따위 집어치우고 장난칠 것이라면, 더이상의 a7 시리즈의 의미는 남아있지 않겠구나 싶었고, 단순히 잘팔리는 카메라에 눈뒤집힌 소니라면 a7s3는 가능해 보였다. 센서 하나만 믿고 가기에는 소니의 미래가 불분명하다. a7s3가 출시된다면 그것은 소니의 최후의 발악이요 곧 소니의 몰락을 알리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카메라시장의 역사 속에서, 시대가 바뀜을 알리는 신호가 항상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장난질이다. 그 안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가는 혁신이고, 소니는 그 혁신의 중심에 있었다. 흐름을 타지 못하고 쫒기는 순간 무너진다. 펜탁스처럼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술이 막바지에 왔다고 느껴지는 이 때에, 카메라 회사들은 대동단결하여 장난질을 시작했다. 몇몇의 제조사는 정신을 차리고 흐름의 안정을 찾아가려 한다. 누군가는 왕좌를 만끽하며 소비자를 기만한다. 하지만 아직 믿음을 놓진 않을 것이다. 소니는 항상 예상치 못한 혁신을 보여주었다. 나는 a7s3의 의미가, 소니 왕국의 몰락이 아닌 새로운 혁신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a7s3라는 이름이 아니라면 더더욱 좋다. 미놀타의 알파 딱지를 포기해도 좋으니 혁신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마무리를 지어보자. a7시리즈가 여태 그래왔듯 외형적 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따라서 a7s3에 방열판이 생긴다면 소니가 드디어 미친거다. 터무니없는 영상 스펙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니는 잃을 것이 너무나 많다. 떠도는 36mp의 새로운 센서는 a7m4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는것이 차라리 맞지 싶다. 풀프레임 3천 6백만 화소의 화소 면적은 절대 넓은 것이 아니다. s 시리즈를 해치지 않는 이상 기대하지 말자. 소니라면 내장 10bit는 너무 과하다. 나중에 업데이트를 하거나 외부 레코딩까지는 기대해볼까 싶다. 4k 120p... 머릿속에서 지우자.

  a7s3는 본래 사진기기다. 따라서 그냥 출시 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출시된다면, 우리가 기존에 기대하던 기능 외의 혁신을 보여줄 것으로 추측해본다. 결과는 둘중 하나다. 소니의 혁신, 소니의 몰락. 이는 소니의 움직임에 따라 달렸다. 시대를 이끌어갈 것인지, 쫒기고 쫒겨 무너질 것인지. 정신 차리자 소니. 캐논과 파나소닉이 이를 물었다. 라이카도 팔짱을 풀고 니콘도 견제하고 있는 시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